소액사건의 화해·조정

제6절 소액사건의 화해·조정

1. 화해·조정의 필요성

판결 이유 작성의 부담이 적고 쟁점이 비교적 단순한 반면 사건수가 다른 분야에 비하여 월등히

많은 소액사건에서 화해나 조정으로 사건을 종결하는 것이 판결로 사건을 종결하는 것보다 번거로운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화해나 조정은

① 당사자들의 의사에 의하여 분쟁을 종결시키는 것이므로 당사자들을 궁극적으로 만족하게 하고, ② 항소의 여지를 없애 법원 전체의 부담을

덜어주며, ③ 일반 민사단독 내지 합의부 사건에서보다 상대적으로 세련되지 못한 당사자들의 법률적·사실적 주장들을 정리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생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화해나 조정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사건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게 되어 법원에게도 만족을 준다. 그렇지만

한 기일에 상대적으로 많은 사건을 처리해야만 하는 소액사건에서 화해나 조정으로 1건의 사건을 해결하는 데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할 뿐 아니라, 자칫하면 오히려 사건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고 당사자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게 되므로, 법원은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방법으로 화해나 조정을 시도할 수 있도록 노하우를 스스로 축적해가야 할 것이다.

2. 소액사건의 화해적 해결에서의 유의사항

가. 화해적 해결에 친한 사건

소액사건은 모두 화해·조정에 친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신용카드대금 사건, 각종

보증보험회사가 청구한 구상금 사건, 은행 등 금융기관이 청구한 대여금 사건(이른바 '기관사건')에서는 소송대리인들의 처분권한

이 제한되어 있어 화해나 조정에 이르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그러나 각종 손해배상

사건(손해보험회사가 청구한 구상금 사건은 보험회사의 내부규정 내지는 당사자들의 설득의 문제로 대다수 강제조정의 형태로 종결되고 있다), 액수에

다툼이 있는 대여금 사건, 미지급 월세나 공과금에 다툼이 있는 임대차보증금 사건, 미시공이나 하자를 다투는 공사대금 사건, 제품의 하자를 다투는

물품대금 사건, 방문판매업자나 다단계판매업자가 청구하는 물품대금 사건(특히 건강식품의 경우), 홈페이지 제작 등 소프트웨어관련 사건(이른바

IT사건) 등은 특히 조정에 친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나. 조정기관의 적절한 선택 - 수소법원직속조정위원회의 적극적 활용

소액사건을 조정절차에 회부할 경우 법원으로서 직접 조정을 하거나 담당 법관이 조정장인

수소법원직속조정위원회에서 조정사건을 처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법원의 후견적 기능이 강조되는 소액사건에서는 수소법원의 직접적 관여와 전문가적 식견의 활용이

조화될 수 있는 수소법원직속조정위원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조정전담 판사가 다수 지정되어 있고 전문조정위원들이 분야별로 다양하게 확보되어 있는 법원에서는

특정분야의 전문조정위원을 활용한다는 취지에서 조정전담 판사에게 보내어 처리하는 것도 물론 가능하다. 특히, 당사자에게 권고하거나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의 조정사항이 장차 판결하게 될 경우의 주문과 상이하여 이의할 경우에 입장이 곤란한 사건은 조정기관 사이의 역할을 분담한다는 차원에서

조정전담 판사에게 송부함이 상당하다.

다만, 이 경우에도 신속한 처리가 요구되는 소액사건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합의가 성립하지 않아

다시 재판이 속행될 때까지의 시간을 최소화함으로써 사건이 수소법원과 조정기관 사이를 오가며 표류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다. 즉일조정의 활용방안

실무례에 따라서는 조정기일 운영의 한 방안으로 변론기일에 즉석 조정을 활용하는 이른바

즉일조정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는 재판기일에 맞춰 지명된 조정위원이 출석하여 조정실에 대기하고 있다가, 신건 중에서 조정에 회부함이 적합하다고

판단하는 사건의 당사자를 호명하여 법정경위나 주임으로 하여금 조정위원에게 인계하도록 한 후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조정을 시도하는

방식으로서, 결과에서 높은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즉일 조정은 사전에 충분히 검토하고 법정에 들어가기 전에 조정위원들에게 사건의 요지와

쟁점을 간단하게 설명하여 대비하도록 하면, 공제액에 대하여 다툼이 있는 임대보증금 사건, 하자를 다투는 공사대금 사건, 계금 사건 등 당사자의

주장이 난삽하고 정리되어 있지 않은 경우라도 당사자와 머리를 맞대고 쟁점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의외로 쉽게 조정에 이르게 되는 경우가 많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쟁점이 정리되어 사건의 복잡화를 방지할 뿐만 아니라, 당사자의 주장을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비교적 많이 들어

줄 수 있게 되어 당사자에 대한 설득력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시·군법원에서는 주로 이 방식을 많이 활용하는데, 지역 명망가들로 구성되어 지역사정에

밝은 조정위원들은 매우 높은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다만, 이 경우에도 조정조항의 최종확인은 반드시 조정장인 판사가 함으로써 조정조항의

집행에 문제가 없도록 하여야 한다.

라.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의 적극적 활용

소액사건에서는 조정절차에서 합의가 성립되지 않은 경우 심증이 확고하게 형성되어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의 결정사항과 예상되는 판결주문이

비슷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불충분한 증거자료나 소송수행능력의 부족으로 판결절차로 가면 전부 승소

또는 전부 패소 판결을 하여야 할 경우 등에 있어서, 일관성의 문제 때문에 적정선에서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을 하기에 주저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그러나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의 수락 여부는 전적으로 당사자들이 판단하는 것이고, 판결이유의

기재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운 소액재판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소액사건에서는 당사자가 조정안을 수락하지 않는 이유가 오로지 감정적인 대립에 기인한

경우나 당사자가 사건의 중요한 점에 관하여는 합의를 하였으면서도 지엽적인 의견의 차이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 그리고 당사자가

조정안을 수락하지 않고 있지만 법원의 결정이 있으면 분쟁이 해결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러한 사건들에서는 반드시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을 하여 분쟁을 조기에 끝맺을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운영은 곧 임의조정이 성립하지 않은 경우에 상당한 이유가 없는 한

직권으로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을 하도록 한 민사조정법 30조에 규정취지에도 부합되는 것이 될 것이다.

한편, 소액사건의 당사자는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과 판결과의 절차적 차이점에 대하여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많으므로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을 하기에 앞서 간략하게 조정제도의 기본취지와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의 절차적 의미 등을 설명하는 등의

절차적 배려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마. 화해권고결정의 적절한 활용

2002년 개정 민사소송법에서는 분쟁의 화해적 해결수단으로서 화해권고결정제도를 신설하였다(민소

225조 내지 232조). 이러한 화해권고결정

제도는 조정절차와 달리 기일진행을 전제하지 않고 소송절차의 어느 단계에서든지 자유롭게 법원의

화해안을 권고할 수 있는 장점을 갖추고 있으므로 기일출석의 부담을 줄여주는 의미에서 소액사건에서도 그 적극적 활용이 기대된다.

다만, 소액사건에서는 새로이 접수되는 사건 대부분에 관하여 원칙적으로 이행권고결정을 하고

있으므로, 이행권고결정과의 절차적 중복을 피하면서 분쟁의 화해적 해결을 제고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이행권고결정단계에서는 청구취지나 청구원인이 불명확한 경우, 독촉절차나 조정절차에서

소송절차로 이행된 경우 및 기타 이행권고결정을 하기에 부적합한 경우에는 이행권고결정을 할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으므로(소액법 5조의3 제1항

단서), 이러한 사건에서는 화해권고결정을 활용할 여지가 있고, 또한 이행권고결정에 대하여 이의를 한 사건에 대하여도 이의신청서의 내용을 감안하여

화해권고결정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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